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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직원이 매우 젠틀하고 사람들로부터 친절하다는 평을 듣는 데 다소 이상한 점도 있다며 한 과장님 얘기를 해주었다. 내가 보기에 그 과장님은 자신이 타인에게 비춰보이고 싶은 사람과 자신 존재에 다소 격차가 있는 분 같았다. 그 상사는 부하 직원들 앞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너무 헐레벌떡 무리하지 말라고, 사무실에 9시에 딱 발을 들여놓으면 문제없는 거라고, 그러니 너무 허둥지둥 대지 말고 편안하게 오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정말로 친절하셨고 젠틀한 분이라는 평이 자자하셨다.
그래서 간혹 또는 매일 9시에 임박하여 출근하는 직원들도 부담 없이 그 상사에게 늦어도 자신 있게 출근 인사를 드리고 미소를 보이고 서로 좋게 생각하는 줄만 알았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상사와 부하 직원들이 술자리에서 자주 늦는 직원들이 없는 자리에서 술이 조금 통했는지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과장이라면 어떤 직원에게 근평을 좋게 주겠어? 일도 열심히 하고 일찍 출근하는 직원에게 더 좋은 점수를 주는 거야. "라고 말씀하시자 그전에 그 상사가 했던 말과 모순되는 것을 느꼈는데 이런 일이 잦았다고 한다.
내 생각에는 사실 그 과장님은 평소에는 늦게 오는 직원을 속으로 싫어한다는 사실을 자신도 몰랐을 것이다. 마치 승진에 누락된 직원이 자기 스스로 '유능하고 좋아하는 후배가 올라가는 것도 좋은 일이지'하며 승진한 후배를 칭찬해주며 자신은 괜찮다고 자신을 달래듯이, 늦게 오는 직원이 싫어도 마음을 추스르고자 한 번 두 번 자신에게 되뇌고 스스로 쿨하게 보이고자 그렇게 생각하기로 자신을 변화시킨 것이다.
그러나 술이 좀 들어가고 대화를 나누다가 깊은 곳에서 남아있던 진심이 흘러나온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모두 쿨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사귀는 이성에게 "나 만나기 전에, 다른 사람 사귀고 관계도 가질 수 있지. 뭐. 그 사람은 혹시 좋은 사람이었어? 난 아무렇지 않아. "라고 하며 스스로도 그런 사람이라고 믿고 있지만 애인이 전 남자 친구를 만나서 다정하게 얘기를 한다면 속이 상할 것이다.
예전에 불법 주차 과태료 고지서를 받은 사람이 구청에 전화해서는 "야! 내가 돈 때문에 이러는 줄 알아!!? 내가 돈이 아까워서 이렇게 전화한 게 아니라고!!!"라면서 화를 내며 다른 이유를 말했지만,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이런 경우 대부분은 기본적으로 돈 때문에 화가 났지만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는 허다하게 많다, 누군가 말을 하는 경우 본심을 먼저 드러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본심은 모두 뒤로하고 때로는 본심을 아예 끄집어내지 않고 반대의 말만 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자신은 진짜로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 대부분 대화술의 일종으로 습관이 퇴적하여 생긴 결과다. 상대방을 방심하게 하고자 또는 상대방에게 인정을 받고자 하는 의도로, 상대방에게 상대방과 같은 의견이라고 말을 함으로써 상대방의 본심을 끌어내는 기술인데, 그런 대화술을 너무나 많이 사용하다 보면 결국 자신의 마음을 반대로 말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결국 자신의 본심을 자신조차 헷갈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이런 경우 직장 생활을 오래 한 경우 많이 나타나는데 그 이유는 대부분,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원한다고 해야 하고 좋아도 싫어한다고 해야 하는 왜곡된 자기표현을 계속하다 보면 그게 습관이 되어 성격이 되기 때문이다.
자신의 진심과 본심은 비난받는 성향이나 행동으로 자신조차도 그것이 비난받는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자신을 가꾸고 변화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결국 자신이 자신에게 그렇게 믿도록 해 준 것까지는 성공한 것이나 결국 자신의 본심은 어쩔 수 없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누가 봐도 인격적으로 훌륭하고 타인을 배려하며 그러한 양보의 삶을 살아오지만 내심 불만과 탐욕에 젖어 그 봉인이 해제되는 순간 그 본심이 줄줄 흘러넘쳐 나오는 것이다.
이런 경우의 예시가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나 넷플릭스 DP에서 헌병대장이 수색을 시키는 결정 과정에 직접적인 그 말을 하지 않는 방식의 대화술이 그렇다. 이런 경우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숨기고, 간접적으로 힌트를 주어 상대방에게 그 말을 하도록 하게 해서 상대가 하고 싶어서 한 것처럼 만드는 경우가 있다. 자신은 직접 그 말을 하지 안 했기 때문에 책임을 회피할 수 있고 추후에 보상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 부하직원이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 성립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도 있다. 예를 들어
상사 : "그 거.. 왠지 내일 시간 없을 거 같지 않아? " (오늘 야근해서라도 마치라는 말은 직접 하지 않으나 그게 본심)
부하: "그럼 제가 밤에 현장 다녀와서 마치고 보고 드릴까요?" (물어봄)
상사: "음.. 밤에 야근까지 하면 너무 힘들잖아?" (부하가 의도적으로 하기를 바람)
부하: "그럼 오늘 말고 내일 할까요?" (상사는 오늘 하기를 바람)
상사: "..."
사실 여기서 상사는 자신이 부하에게 일을 시킨 경우, 그것에 대한 부담 또는 빚을 지거나 무언가를 해달라고 부탁한 것에 대해 상대에게 고마움을 표현할 필요가 없는 방식으로 상대방을 조정하려는 것이 있었다. 물론 강제적인 지시가 상대에게 거부가 있을 수 있어 돌려 말한 것일 수도 있지만 결국 상대방이 스스로 한 것으로 하게 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이런 경우는 친한 사이에서도 많이 나타난다. 밤 12시에 부부가 나눈 대화이다.(괄호 안의 대화는 마음속으로 한 말이다.)
아내: 여보 우리 엘리베이터 몇 인승이지? (나가서 봐주고 올래?)
남편: 글쎄 나도 모르는데..(엘리베이터 몇 인승인지 보는 습관이 없는데..)
아내: 몇 인승인지 진짜 몰라? (나가서 봐주고 올래?)
남편: 글쎄 그거 아는 사람 없을걸?
아내: 아.. 그럼 내가 직접 나가서 확인해야겠네. 휴~(나가서 봐주고 올래?)
남편: 아니야. 내가 나가서 보고 올게.
이런 경우도 "늦은 밤 미안, 부탁이 있는데 좀 나가서 엘리베이터 몇 인승인지 봐줄 수 있어?"라고 부탁을 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거나 지시를 한다던가 하는 상사는 일을 시키는 직원으로 때로는 고압적인 사람으로 평가가 되고 불편한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하지만 명확하지 않은 지시나 간접적으로 돌려 말하는 경우 상대방은 알아서 눈치로 행동해야 하며 그러한 행동을 하는 경우에는 특별히 부탁한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고맙다거나 그에 대한 미안함을 갖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직접적인 지시를 하는 사람의 경우 그 행동과 결과에 따른 책임이 상대적으로 명확하기 때문에 그 지시를 받은 사람도 그에 대한 기대를 가질 수도 있다고 본다.
이런 점들은 사람들의 대화술의 일종이지만, 결국 자주 하는 방향으로 습관이 되고 그게 결국에는 성격으로 되며, 표면적으로만 민주적인 형태를 갖춘 갑질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대체로 부당한 지시라고 생각되는 경우에 이런 방식으로 상대를 조종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리고 이렇게 부당한 지시가 추후에는 불법을 유도하는 행동으로 이뤄질 수도 있기에 상대방의 발언은 존중하고 그에 따르고자 하는 의도로 물어본 것이 아니고 거부해도 기분이 나쁘지 않은 것을 물어본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잘못된 방법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 모든 경우는 그냥 저분은 그런 사람인가 보다 하고 생각하며 가볍게 듣고 넘어가면 제일 속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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