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생각기록

군입대전 할일

오래충분 2022. 1. 8. 17:11
반응형


군대에 가면 어차피 다 배우는 것인데 왜 미리 하냐라고 하겠지만 거기선 못하면 갈굼 당하고 고문관으로 찍힐 수가 있다. 그래서 거기서 중간을 하면 그래도 덜 힘들 것이다. 나 때문에 모든 내무반 동기들이 함께 고생할 수도 있는데 괜한 원망을 들을 수 있다. 그렇다고 너무 잘하는 것도 오히려 일과 책임을 맡아서 좋지는 않다.


훈련소에서 적응할 것 투성이지만, 한 번 이런 광경을 목격했다. 분명히 어려운 일도 아닌데, 조교의 "좌향좌"라는 말에 좌향좌를 못하고 어리바리하는 친구가 있었다. 보통 사회에서라면 침착하게 알려줄 상황인데 조교는 훈련병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었는지 괴성을 지르며 화를 내는 듯했었다. 아마도 그때부터였을까 그 친구는 '우향우'에서 '좌향좌'를 하고 '뒤로 돌아'를 할 때는 다리를 뒤로 뺐는데 돌지를 못하는 상황이 나왔다. 그 친구가 만약 고문관 행세를 일부러 하려고 했다면 대성공이었다. 조교는 갑자기 그 친구에게 엎드려 뻗쳐를 시키고 하나 자세에서 멈추고는 좌향좌와 우향우를 설명하고 있었고 그 친구는 팔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고 있었다.

군대에 가서 배우고 하면 된다고 하겠지만, 사람마다 학습속도가 개인차가 있다. 그렇기에 현장의 상황이 억압적인 경우 긴장감에 몸과 머리가 안 따라 줄 때가 있는데 그것을 가지고 고문관 취급을 당하거나, 나로 인해 다은 동기가 고통을 받는 것은 최소화하고 싶을 것이다. 다만 현장에서 100% 정신력을 집중한면 할 수 있겠지만 잠시 친구 얼굴이나 가족의 얼굴을 떠올리다가 조교의 한 번뿐인 설명을 놓치는 상황이 발생하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요즘 훈련소 조교들은 과거에 비해 친절하고 상냥한 느낌이지만, 편안한 사회와 군대라는 공간은 엄연히 온도차가 심한 곳으로 군대에 있다는 생각 자체가 고통일 것이다. 따라서 만약에 내가 멘탈이 흔들려서 머릿속에 또는 몸에 학습이 입력되지 않는 상황을 대비하여 보험을 든다고 생각하고 사전에 약간의 학습을 해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나는 군대에서 이런 걸 미리 조금 알아 뒀으면 도움이 되었겠다고 생각했었다. 

 

PART 1. 사전 학습


ㅇ 군대체조 : 군대 체조는 '도수체조'라 하여 국민체조와 다른 순서이다. 미리 익혀두면 편리하다. 

ㅇ 총검술: 찔러, 돌려처, 막고 차, 좌 베어, 우베어, 뒤로 돌아 등이 있다.

ㅇ 복무신조 숙지 : 복무신조라는 것을 훈련소에서 외운다. 립싱크하는 친구들을 조교가 잡아낸다. 

ㅇ 포복자세 : 포복자세가 마지막 주에 할일이 있는데, 요령을 모르면 몸이 고생한다. 

ㅇ 제식 : 좌향좌 우향우 뒤로돌기 발 바꿔가(발바꿔가가 특히 어렵다.), 받들어 총 등 

ㅇ 사격기본사항 : 사격자세는 서서쏴, 앉아쏴, 쪼그려 싸, 엎드려 쏴가 있다.  

ㅇ 총기분해: K1소총(나무 위키)을 지급받는다. 총기 부품 이름을 봐도 좋다. 총기를 닦는 것을 총기 수입이라고 한다. 
    - 군대에서 상급자가 내 총기를 만지면 총기번호를 말해야 한다. 조교가 가끔 총기를 만지고 총번 안 나온다고 교육상 분위기처럼 소리치기도 한다.  

ㅇ 빨리 싸기: 화장실에서 30분 정도 소요된다면 좀 더 빨리 해결하도록 하자. 

ㅇ 기본 용어 알고 가기 : 전투화(구두), 활동화(운동화), 연병장(운동장), 전투모(모자), 전투복(군복) 

ㅇ 바느질 : 예전에 나 때는 옷가슴과 모자에 명찰 같은 것을 바느질로 했는데, 한 번 해보고 가자. 

ㅇ 다나까로 끝나는 말투 연습하기: '~요'라고 한번 했다가 훈련소 끝날 때까지 고생한 친구도 있다.
   "네 알겠습니다. 몇 번 훈련병 ㅇㅇㅇ입니다. 잘 못 들었습니다. 이 거 말입니까? ~ 했지 말입니다." 



 

PART 2. 체력 강화 

ㅇ 팔 굽혀 펴기 : 실재 훈련 환경에서 눈치가 있어야 한다. 얼차려를 받을 때 적당한 시기에 요령을 피울 수가 있다. 예를 들어 후들후들 떨리는 팔에 맞춰 적절하게 덜 내려간다던가, 무조건 정석대로 하는 것은 무리다. 

ㅇ 구보: 군대에서는 아침에 운동장 2-3바퀴 정도 구보를 하게 된다. 미리 과다하게 할 필요는 없지만 한 바퀴 도는 것마저 힘들다면 적당하게 학교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ㅇ 쪼그려 앉아 뛰기 : 마지막 구령은 붙이지 않는다. 마지막 구령을 붙이게 유도하기 위해 조교는 보통 끝나갈 무렵 목소리가 작다고 호통을 친다. 쪼그려 앉아 뛰기는 10개로 시작하지만 100개에서 끝나기도 한다. 쪼그려 앉아 뛰기는 정석대로 하지 않고 요령껏 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조교도 힘든 시점에서 요령을 피는 것을 어느 정도 눈감아준다. 

ㅇ 행군: 군입대 전에 등산을 하면 행군에 도움이 될 것이다. 

 

 

PART 3. 그 외 : 

ㅇ 빨리 씻기 연습: 훈련소에서 필요할 수도 있다. 

ㅇ 양반자세로 앉아 있기 : 훈련소와 자대에서 잠깐씩 양반자세로 앉아있는 시간이 있다. 훈련소에서 각 잡는다고 하여 앉아 있는 경우가 있다. 

ㅇ 재미있는 이야기 : 경계 근무 중에 맘속으로 부를만한 노래 한두 개 

ㅇ 웃음 참는 연습 :( 웃는 얼굴에 침 뱉으랴 하겠지만, 넌 지금 이게 웃기냐고 혼나게 된다.)

ㅇ 주식 사두기: 주식이 군대 갔다 온 사이에 대박 날 수도 있으니 대기업 주식 사놓고 다녀와보자 

ㅇ 군화 닦는 연습 : 이건 어차피 훈련소에서 배우게 된다. 

머리는 미리 깎고 가자 : 군대에서 조교들도 사실 훈련소에서 차출된 정도의 사람일 뿐이다. 험난한 조직생활을 해본 적도 없는 그저 키 크고 바르게 생겼을 뿐인 사람들이다. 그들도 200여 명의 훈련병이 버스에서 내리면 그들을 통제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그래서 보여주기 식으로 누군가 대상을 다그치고, 미리미리 기를 꺾어놔야 할 대상이 있는지 조교들 내무반에서는 고문관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머리를 깎지 않고 가는 경우 머리를 깎아주지만 조교의 눈에 띄거나 각인이 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타깃이 되는 경우 괜히 지적을 더 많이 당할 수밖에 없다. 

여기까지가 나의 생각이고 정형화된 정보들은 많고 많을 것이다. 예를 들어 군입대 전에 준비할 것들이라고 검색하면 많이 검색될 것이다. 

 

반응형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